[영화추천] 살인자의 기억법(2017년)

원작소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작품은 제가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 <살인자의 기업법>입니다. <살인자의 기업법>이라는 동명의 소설 제목과 영화 포스터 모두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장편 소설로 2013년 출간되었습니다. 2017년 9월 6일 개봉한 영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원작만큼 사랑을 받았습니다. 
 
줄거리
우선 주인공 김병수(배우 설경구 님)는 알츠하이머 환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딸 은희(배우 설현 님) 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자기 자신조차도 잊어버리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접촉사고가 난 남자 태주(김남길)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의심하게 되죠. 그러다가 결국엔 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걸 기억해내고 말죠.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워져 가는 기억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살인자의 기업법>이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제목 자체가 주는 힙입력이 대단하죠. 실제로 저는 제목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습니다.

원작 VS 영화
지금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작은 주로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반면 영화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결말 부분에서도 차이가 나는데요. 아무래도 2시간 안에 많은 내용을 담아야 하다 보니 생략되거나 바뀐 부분들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은 거의 비슷하니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은 조금은 기대치를 내려놓고 영화 자체만으로 보신다면 색다르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설경구 배우가 연기한 병수 역할 외에도 김남길 배우가 연기한 민태주라는 역할이 원작과 다른 새로운 인물로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같은 듯 다른 캐릭터입니다. 둘 다 자신만의 세계 속에 갇혀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차이점이라면 민태주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는 비열한 사이코패스로 그려지는 반면, 김병수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살인에 대한 죄의식에 시달리는 평범한 소시민처럼 보이게 만든 점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병수는 이유 없이 살인을 즐기는 악인으로만 그려졌지만 영화에서는 자신의 딸 은희를 지키려는 부성애를 강조하는 캐릭터로 만들어져 원작의 캐릭터와 전혀 다르게 각색되었다고 합니다.
 
추천하는 이유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 또 다른 살인범을 알아본다는 설정이 흥미롭고 누가 실제 살인사건의 진범인지 누가 다음 희생양이 되어 죽임을 당할지 흥미롭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병수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저지른 살인이 아닐까 자신조차 믿지 못해 계속해서 의심하고 기억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합니다.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또 다른 살인자로 의심되는 태주와도 싸워야 하지만 자신과의 기억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다양한 시점에 따라 혼란스럽지만 병수가 괴로워하고 힘들어할수록 영화의 재미는 배가 됩니다.

결말
병수와 태주는 동일 인물이었으며 모든 것은 병수의 허상이지만 끝내 병수는 자신이 아닌 태주가 살인자이며 살아있다고 믿으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복잡한 결말로 인해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자 감독판이 추가로 공개되었는데 감독판 내용은 기존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의 결말이라고 합니다. 감독판은 아직 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찾아볼 예정입니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중간중간 장인한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몰입감 넘치는 전개 덕분에 끝까지 긴장하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설경구 님과 김남길 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훌륭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설현 님의 연기 변신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편견을 없앨 수 있을 만큼 기대 이상의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